오늘 아침 8시부터 4시간 연짱으로 수업듣고
오후에 혼자 호수가 보이는 작은 강의실( 실제로 petite classe라고 부른다)에서 공부를 하다가
한 5 미터는 되어보이는 나무들이 잎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센 바람에 마구 움직이고,
먹구름들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쳐다 보고 있었다.
(요새 Bach와 Debussy에 버닝 중.)
호수 반대편에선 조깅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공부도 안되고 해서 펜을 놓고 이벳을 꼬셔서 -.- 처음으로 산책을 나갔다.
와 본 사람은 알겠지만, 폴리테크닉 캠퍼스에서 우리가 공부하는 쪽, 학생들 기숙사 있는 쪽은 너무너무 못생겼다.
아름답지 않다는 말로는 표현이 불가능해...... 난 처음에 캠퍼스에 도착했을 때, 계단 300개를 올라왔건만, 처음으로 했던 생각은 '장난하나.. 완전 폐허네 -_-'라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아직도 캠퍼스에는 무선랜이 없고, 화장실은 한 두 곳 정도 제외하면, 파리 전체에서도 최악을 자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우리가 지내는 곳을 벗어나니까
학교가 너무너무 아름다운거다. 춥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호수도, 나무도, 우중충하고 추운 날씨에서 피어있는 반가운 개나리도,
깨끗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엄청난 풍속에 맞서서 걸었더니 완전 피곤했는데, 우연하게 플로리안 만나서 차 얻어타고 돌아왔다.
내가 오늘 오후의 경험에 대해 침 튀기게 이야기하고 둘이 파스타를 산더미 같이 삶아 먹으면서 (역시 안가본 이 녀석은 학교가 아름답다는 말은 전혀 믿지 않았다. ㅋㅋ) 여름 지나고 가을 학기 시작할 때 빠리로 이사하면, 절대 Lozere랑 Orsay 근처에는 오지말자 -_- 올해 못 논 것까지 내년에 뽕을 빼자. 룩상부르그 정원으로 샌드위치를 싸서 잔디에 누워서 먹자는 둥 꿈만 잔뜩 꾸다가 설거지하고 돌아왔다. 아 QEF 에서 플로리안이랑 역시 제일 코드가 잘 맞아 -.- (QEF는 Quantitative Economics and Finance라고 내 석사 프로그램 이름)
쨌든 삽질하다 못한 것 마무리하고
내일은 아침 7시 반에 셔틀버스를 학교에서 타기 위해
아침 6시 50분에 방을 나서 계단을 300개 올라야하는 날이므로
일찍 자야지.
나사가 풀렸는지
시험에 적응이 된 건지
너무 덤덤하게, 스트레스를 안받는 나를 본다.
옛날에는 시험 10일 쯤 전에 전세가 골목길에 밥 먹으러 가자 그랬을 때도 안나갔는데 -_-;
(그나저나 전세 요새 왜 잠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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